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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석원 - 보통의 존재

"난 항상 시작과 함께 끝을 준비해요. 그래서 우리는 헤어질 것이라는 전제를 끊임없이 되새김질해주죠. 상대방은 그런 나를 이해할 수 없어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난 멈춤없이 헤어짐에 대비하여 노력해요. 아무리 마음의 준비를 해도 헤어짐은 언제나 새롭고 낯설고 가슴 아플 수밖에 없음을 잘 알면서도 말이죠. 그런데 이번엔 끝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기에 내 마음이 한결 수월해요. 부담 없을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에요.

 사람을 믿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잘 모르기 때문에 당신을 믿어요, 라고 말해줄 수 없어요. 그러니 나는 믿기 전에 내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해줬으면 좋겠어요. 만약 믿는다고 말한다 해도 그건 거짓말이라는 것을 당신은 이미 잘 알고 있겠죠."

 

<보통의 존재, 이석원>